Not Pedro but Cuellar - 프롤로그
본문
SM이나 네토 성향이 아닌 분들께는 제 글이 유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페드로 마르티네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던 선수의 이름이다
최고 수준의 선수라든가 최고의 선수들중에 한 명이 아니라 그가 최고 였다 NO.1 페드로
특히나 첫 밀레니엄 시즌이었던 2000 년의 페드로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은 존재였다
그해 페드로는 11개 부문에서 타이틀을 따내면서 투수에게 주어지는 타이틀의 거의 모든부문을 독차지했다
조정방어율과 피안타율은 단일시즌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꼭대기에 그의 이름을 남겼다
방어율 1.74 피안타율 0.167
피안타율은 그 자체로 최고 기록이었지만 방어율은 그 시즌의 최고 기록이었을 뿐 역대 최고는 아니었다
19세기의 기록을 언급하는건 별로 의미 없는 일이니까(아직 프로야구가 제대로 자리잡기 전)
20세기 이후로 따지면 1914년의 더치 레오나드가 세운 0.96이 단일시즌 기록이다
그리고 이때 세운 레오나드의 279의 조정방어율 또한 페드로가 넘어서기 전까지 단일시즌 기록이었다
(단일시즌 조정방어율 200을 넘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그런데 1.74의 방어율이 0.96을 조정점수에서 이겼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걸까
조정방어율의 개념은 표준점수와 같다
현재 수능에서 다루어지는 점수제도와 아이큐 테스트에서의 점수 표현 방식의 그것이다
어느 집단의 평균 점수가 조정 점수로 따지면 정확히 100이 되고 그 100을 기준으로 위 아래로 점수가 분포된다
아이큐를 예로들면 전 세계에서 지능지수가 딱 평균에 있는 사람은 아이큐 100이되고
그 100을 기준으로 표준편차에 의해 점수가 분포된다
맨사 가입기준인 아이큐 148에 상위 2%의 사람이 위치하게된다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는 천재들의 아이큐는 그 가장 꼭대기에있다
아인슈타인의 아이큐가 160 (200에 가까웠다는 말도 있지만..)
현재 세계에서 아이큐가 가장 높다는 타렌스 타오의 아이큐가 230이다
물론 지금의 아이큐 테스트 방식과 정확성에 말이 많지만 그냥 조정점수가 이렇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조정방어율의 개념이 이것과 같다는 말
그리고 수능에서도 역시나 어느 과목의 정확히 평균에 있는 학생의 표준점수가 100이 된다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조금은 달라지겠지만 적정한 수준의 시험에서 최고점을 받는 학생의
표준점수는 약 140~150이 된다
이렇듯 조정점수는 상대적인 점수이다
문제의 난이도나 함께하는 집단에 따라 자신의 점수가 달라진다
그런데 수능에서는 그 과목 전국 1등을 한다해도 상식을 벗어나는 표준점수를 얻을 수 없다
가장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수2에서도 원점 100점을 맏아야 160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이마저도 시험이 어려워야)
아마도 수2에서 나온 165점이 역대 최고 점수인걸로 알고있다..
이런 이유는 시험을 너무 어렵게 내면 안되기 때문이다
시험이 너무 어려워서 원점 평균 30점에 전국 1등이 70점 이라면 변별력이 없어진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이 운에 따라(찍기 실력 등등) 성적이 판가름나게되고
결국 제대로 된 테스트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실제로 이렇게 시험이 출제됐을때 100점을 맞는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의 표준점수는 엄청날것이다 아마도 200을 훌쩍 넘어버려 다른 과목을 조금 망쳤더라도
전과목 통합 점수에서 전국 1등도 할 수 있다
뭐 이런 학생이 존재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아이큐에서는 테스트 난도가 높기 때문에 수능보다는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는 사람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1등의 점수는 230이다
그러니까 시험이 말도 안되게 어려울때 남들보다 월등한 원점수를 얻으면 표준점수가 높아진다는 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타자들이 투수들을 압도했던 시절이다
(페드로의 전성기 시절과 정확히 일치)
바로..
선수들이 약물에 손을 댔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금지약물을 복용한 타자들은 더 커지고 강해졌다
투수들도 약물을 한 경우가 있었지만 효과에서 타자들과는 차이가 있었고
그 수에서도 타자가 더 많았다
타자들은 많은 안타와 무더기 볼넷을 만들어냈고
홈런을 펑펑 쏘아 올렸고 많은 타점을 쓸어 담았다
당연히 투수들의 방어율은 치솟았고 망신창이가 됐다
(박찬호 선수도 이 시절을 정면 돌파했던 투수.. 그러고보면 정말 엄청났던 찬호형님bbb..)
BUT..
단 한명..
이 약물 괴물들의 숨통을 조이고 흠씬 두들겨준 투수가 있었다
P.45 Pedro Martinez - 페드로 마르티네즈
타고투저(타자들이 투수를 압도) 현상이 역대 최고를 찍었던 2000년 페드로가 뛰었던
아메리칸 리그의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4.92였다
공수 발란스가 잘 이뤄진 경우 리그 평균자책점이 4.20~4.30 임을 감안하면 말도 안되는 수치이고
최고의 투고타저(투수들이 타자를 압도) 시절이었던 1960년대와 비교해보면 이게 더욱 극명해진다
타자지표로 비교(1968년 투수 지표가 잘 생각이 안남)
2000년 아메리칸리그 평균타율 0.276 최고 타율 0.372 (노마 가르시아파라)
1968년 아메리칸리그 평균타율 0.230 최고 타율 0.301 (칼 야스트램스키)
반대급부로 투수들의 성적을 생각해보면 2000년 투고타저 현상을 알 수 있다
정리를 하면 1등 페드로의 방어율이 1.74 이고 리그 평균이 4.92 였다
게다가 페드로 다음으로 좋은 방어율을 기록한 2등 로저 클레멘스의 성적은 3.70
헐... 페드로의 성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페드로의 팀이었던 보스톤 레드삭스의 홈구장 Fenway Park가 투수들에게 불리한 구장인 이유도 있지만
괴물같은 타자들을 상대로 엄청난 방어율을 기록했기에 조정방어율이 291 이라는 말도 안되는 수치를 찍은것이다
(마침 수학 시험은 미치도록 어려웠고 단 한 명의 미친놈이 만점을 맞아서 수학 표준점수 291.. )
그리고 이 시즌만이 아니라 1997년부터 2003년 까지 7년동안
페드로는 사이영상(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는 상)을 3회 수상과 함께
방어율에서 5번 타이틀을 차지했고 그 7년의 기간동안 조정방어율은 213에 달한다
(단 한시즌이라도 200이 넘는 선수도 별로 없음;;)
커리어 전부를 통 틀어서도 10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들중에 154의 조정 방어율로 역대 1위
누구의 말처럼 이시절 페드로는 사람이 아니라 외계인 이었다
손대지 말아야했던것에 손을 댄 인간들을 벌하기 위해 신이 내려보낸 외계인..
지구를 정복하러 온 외계인
좀 오글 거리는 말이긴 하지만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찾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당시 사람들을 더 경악하게 했던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페드로의 체구..
메이저리그에서 적정한 사이즈의 투수가 보통 180 중반~190 초반의 키에
몸무게가 100키로 안팍임을 감안하면 페드로의 사이즈는 초라하기까지하다
키 178 몸무게 80 안팍 (30대에 접어들면서 몸이 좀 불긴했음)
이 작은 선수가 스테로이드 근육으로 무장한 괴물 타자들을 농락하는 모습은 짜릿함의 극치였다
그럼 이 엄청난 선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
Babbi Cuellar - 바비 쿠에야르
페드로가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있던 시절, 팀의 투수코치이다
페드로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써클 체인지업을 장착해준 사람
수많은 타자들을 바보로 만들고 그들을 나가떨어지게 만들었던 페드로의 NO.1 무기
Circle Change-up - 페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으로 공이 날아가지만 그보다 대략 10마일(16km) 정도 구속이 느린 공
페드로의 체인지업은 타자가 공에 반응을 하고 배트를 내미는 그 순간까지도 페스트볼(흔히 직구)과 구분이 전혀 안되기 때문에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고, 페드로의 비정상적으로 긴 중지의 영향으로 공에 심한 역회전이 걸리기때문에
어쩌다 타이밍을 맞춘다해도 공을 정확히 맞추기가 어렵다
한 마디로 페드로 앞에서 타자는 바보가 된다
하지만 페드로가 단순히 이 써클체인지업 하나로 최고의 투수가 된건 아니다
그는 원래부터 정상급의 투수였다
리그 최고 수준의 페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커터, 등 여러가지 구종을 갖고있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과 타자를 제대로 읽어내는 뛰어난 두뇌를 갖고있었다
..
그러니까..
Natural-born 천재 투수가 쿠에야르 코치를 만나 몇 단계 더 성장했고 결국 외계인이 된것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투수가 있다
Johan Santana - 요한 산타나
2004, 2006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요한 산타나
산타나 역시 체인지업으로 리그를 씹어 먹은 투수였다
페드로 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었지만 페드로가 전성기가 지날 무렵 등장한 이 투수 역시
쿠에야르 코치에게서 체인저업을 전수받았다
페드로가 원래부터 천재 투수 였다면 산타나는 이 체인지업을 장착하기 전까지는 그다지 주목받는 투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뛰어난 페스트볼과 극강의 체인지업의 조화로 최고의 투수 자리에 올랐다
물론 이 두명이 단지 쿠에야르 때문에 훌륭한 투수가 된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가 이었겠지만
쿠에야르의 존재가 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그런데 이 둘에게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공통점 - 타고 난, 좋은 투수가 될 자질
차이점 - 타고남의 차이 (뭔 말이지;;)
누구나 쿠에야르를 만났다고해서 좋은 투수가 되는건 아닐것이다
그럴만한 자격이 있었기에 이 둘은 성장했고 좋은 투수가 됐다
그와함께, 그 타고난 조금의 차이가 둘의 수준을 다르게했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이 둘은 최소한의 자질을 갖고 있었고 쿠에야르 코치를 만나
꽃을 피웠다는 것이다 페드로와 산타나의 결과물의 차이는 있었을 지언정.
..
야구 얘기를 하느라 글이 길어졌지만 하고싶은 얘기는 이거다
외계인을 만들어낸 바비 쿠에야르
난 예전에는 페드로 마르테니즈 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
최고가 되고 싶었고 어딜가나 주목받고 사랑 받는 사람이 되고싶었다
거창한건 아니고 그냥 누구나 그렇듯 나도 이런 맘으로 세상을 살았었다
내 자신의 행복을 우선으로 생각했었다
내가 행복한게 최고니까..
그런데..
살다보니 그게아니었다
내가 누군과의 만남에서 행복한것 보다 누군가가 나를 만나 행복해지는게 내게도 더 행복한 일이었다
구군가가 날 만날 생각에 설레어하고 나와 함께 하는 순간에 행복해 하는건 정말 기쁜일이다
그와함께, 그게 무엇이됐든 그 사람이 더 멋진 사람이 된다면 더욱 기쁜 일이고..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행복 보다도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고..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전보다 나 또한 행복해졌다
살면서 놓치는 것들에 아쉬워하지도 않는다
내가 그것들을 놓친게 아니라 그것들이.. 또는 그들이 날 놓친거라 생각하면 한결 맘이 편하다
하지만 가장 좋은건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반짝반짝 빛이나고 행복해하는 것이다
이건 이타적인 삶을 말하는건 아니다
이런 삶속에서 나 또한 엄청난 행복을 느끼고 즐거우니까..
쿠에야르씨가 좋은 투수들을 키워내면서 느꼈을 행복과 비슷할지도 모르고
어쩜 그와는 또다른 느낌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쿠에야르나 페드로 처럼 세상을 흔드는 삶을 살고싶은것은 아니다
단지 평범한 삶 속에서라도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과 행복을 누리며 살고싶다
조금은 특별하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해야 난 쿠에야르가 되고 내 주변의 사람은 페드로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열정을 쏟는 그것들에 답이있다
두 가지..
내가 하는 일과 .. 여자
난 여자가 좋다
사내대장부가 고작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게 여자라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흠.. 엿이나 드세요!
내가 보여주는 세상을 나와 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그녀가 나로 인해 반짝반짝 빛이 났으면 좋겠다
단, 내 여자 또한 내 성향과 맞아야하고 맘이 통해야한다
아무에게나 뭔가를 강요할 수는 없는거니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로 등돌리고 사는 사람들..
중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여전히 멋진 중년의 남자가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는건 슬픈 일이다
오래도록 사랑을 나누고 그렇게 함께 늙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서로의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지고 다른 사람을 찾으려해도
그건 서로에게 가슴 아픈 일인데..
그렇다면 함께 만들어가야겠지
오래도록 함께하는 삶이니까..
내 앞에 있는 여자가 누구보다 빛이나고 행복해지길 바란다
서로에게 쿠에야르이기도 하고 페드로이기도 한 그런 관계
그녀가 느끼는 쾌락이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난 것이길 바란다
암캐와 함께 써가는 이야기
Not Pedro but Cuel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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