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야설

B701호 - 4부 2장

본문

자 그럼 이제 새 인연을 시작해볼까? 될지 안될지 아직 모르지만…”




나는 아파트를 나서며 휴대폰에 있던 선미의 연락처를 확인하고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고 한참 뒤…휴대폰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나야. 기억하지? 그리고 오늘이 약속한 3일째라는거 알고있지?”




[네….]




선미의 목소리는 갸날프게 떨리고 있었고, 집중해 들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생각 많이 했어? 결정했구? 그리고 이제 그 대답을 들어야 할 때가 된 거 같아서 말이지”




[음…저….그게…]




나는 뜸들이는 선미의 말을 중간에 끊고 말했다.




“아니다. 이런 이야기는 직접 만나서 해야지. 어디서 볼까?”




[네? 지금요?]




“그래 지금. 그럼 언제볼거야. 미루면 뭐 쓸데없는 고민만 하는거지. 어디서볼래?”




1시간 뒤 우린 처음 만났던 남포동 스타벅스에서 다시 만났다.


처음 만날 때와 다른 게 있다면, 그땐 내가 선미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는 것과 그때 선미의 옆에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는 것.




“대답은?”




자리에 앉자마자 나는 선미에게 물었다. 조금전까지 지민의 집에서 지민을 다루고와서 어떻게 해야되겠다라는 생각이 없었기에 바로 나올 수 있는 질문이었다. 아마 평상시였다면 저 말을 하기 전까지 어떻게 지냈냐 무슨 생각을 했냐 니가 무슨생각을 했던 우선 내 생각은 이렇다 저렇다 등등…ok라는 대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수많은 말을 내뱉었을 거다.




[저…..그게…..하…아 해볼게요]




선미는 자신의 얼굴을 아래로 숙인 체 대답했다.


그리고 그런 선미의 대답에 나는 천천히 다시 한 번 말했다.




“너무 쉽게 대답하는데? 흐음 정말 고민 많이 한 거 맞어?”


[네?]




나의 역질문을 예상하지 못한걸까. 선미는 숙였던 고개를 치켜들며 날 쳐다보며 의아한 말투로 말을 했다.




“남친하고 사귄지 2년 됐다며…”




[네…]




“내가 헤어지라고 하면 헤어질 수 있겠어?”




[…….]




“며칠전에 지민이 봤지? 그렇게 흉한 몰골이 되어도 괜찮겠어?”




[…………]




“지금 이렇게 대답하면 그 결과는 니가 상상할 수 없는 현실이 니 앞에 닥칠거야. 감당할 수 있겠어?”




[………………..]




“그리고 지민이보다 더한 존재가 될거야. 그런 생각과 각오도 한거 맞아? 그 신중한 대답이야?”




[………………………….]




선미는 나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고, 다시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고개 들고, 사람이 이야기하면 얼굴을 봐야지. 그날 봤던게 잊혀지지않았지?”




[….네]




“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혼자 있을 때가 되면 또 생각나고 잠 못 들고?”




[…….비슷한거 같아요]




“나가자”




짧은 대화를 마치고, 나는 선미와 함께 차로 간 뒤 선미를 조수석에 앉게 하고 나는 차를 출발시켰다.


그리고 우린 부산역 주차장에 도착했다.




“여긴 예전에 B701호를 경험했던 한 아이가 블라우스와 팬티. 스타킹만 신은 체 차밖에 서있었던 장소야.


그와 똑같은 걸 지금 할 수 있겠냐?”




선미는 두리번 거리며 차밖을 살폈다. 저녁시간. 야외주차장이지만, 간간히 오가는 차가 있고 사람도 있고, 그리고 자신의 치부를 가려줄 어둠마저 주차장 조명에 의해 사라진 공간을 확인했다.


선미는 아무 말없이 주위를 살피고, 한숨을 얕게 내쉬고 다시 주위를 살폈다. 




선미의 입술은 뭔가 말을 하기 위해 오물오물 거리고 있었지만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 선미를 보며 나는 다시 차를 출발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이발소 앞이었다.




“며칠전 본 암캐 기억하지? 온몸의 털이란 털은 죄다 밀려있던 암캐”




[네…]




“걔 머리랑 눈썹을 대충 밀어버린 건 나였는데,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해준건 저기 있는 이발소의 이발사야”




[네….]




“그렇다고 내가 저 이발사를 아는 것도 아니야. 그 암캐년이 알고있었던 이발사도 아니고”




[그럼요?]




“그냥 오다가다보니 한적해서 점찍어두고 있었을 뿐인데, 기회가 되서 암캐년 혼자 보내봤지”


“머리정리하고 오라고 말이야. 돈 한푼안주고.”




[음…..]




“그리고 암캐년은 내 지시였다는 이유로 처음 본 늙은 놈한테 지 보지를 벌려주고 박힌 다음, 그 이발사의 좇물을 자기 보지에 가득 안고 돌아왔지”




[헉…정말요?]




“그래”




그리고 나는 차를 다시 출발했고, 선미와 대화를 이어나갔다.




간단한 대화를 통해 선미는 지금 대학3학년을 마친 다음 휴학 중 이라는 것과 원래라면 내년에 어학연수를 가려고 준비중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원래 집은 거제도이고, 대학 때문에 부산에 와서 혼자 자취를 하고 있다는 점. 고등학교때부터 대학교때까지 학교에서 넘버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기에게 고백한 남자가 끊기지 않았다는 자랑과 어학연수 이후에 자기가 원하는 직장과 직종. 그리고 그곳에 닿기까지 세워놓은 계획들. 그리고 남친은 학교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사이고 평상시에는 일주일에 2~3번 데이트를 즐긴다고 했다. 남친 역시 일반 대학생이었고 현재 취업을 준비중인 졸업예정자라고 했다. 어쩌면 곧 서울로 인턴으로 올라갈지 모른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하면서 사실 남친이 취업하면 자신도 학교를 그냥 다녀서 마칠지 아님 원래 계획대로 어학연수를 갈지 고민이라는 말도 했다.




“섭이 되면 니가 지금 세운 그 모든 계획이 다 바뀔지도 몰라. 복학. 휴학. 어학연수 모두 니 의사대로 안될거야. 그리고 좀전 갔던 장소 니가 들어서 놀란 그 행동 그런것들도 자연스레 하게될거야.”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던 선미의 입에서 목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인생계획이 취소되거나 혹은 연기….최악의 상황에선 자기가 원하던 인생과 다른 길로 가게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자리잡고 고민에 빠지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니가 아까 네 라고 대답했을 때, 그냥 알았다고 하고 내 맘대로 쥐락펴락 가지고 놀다가 버려도 되는건데.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하는 건 내가 그만큼 진지해서 그렇다고 받아들이도록 해”




[네…..]




“짧게는 몇 개월 길면 몇 년…..니 인생이 니가 생각해왔던 코스에서 벗어나게 될거야. 아니 23년동안 사람으로 살아왔고 교육을 받아왔다면 저 기간동안 니 그런 모든걸 버리고 짐승,도구,변기,장난감 같은 쾌락만을 위한 존재로 교육받을거야.”




“저걸 일탈로 볼 수도 있겠지. 저 일탈을 끝낸 뒤 니 본래 인생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고, 평범한 연애를 못하게 될 수도 있고. 평범한 삶을 살기위해 돌아가고 싶어도 그 돌아가는 시간이 엄청 걸리고 나중엔 지금 이때를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니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테구. 난 천천히 23년간 선미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널 망가트리고 내가 쓰기 좋은 무엇인가로 만들거야. 그리고 그렇게 새롭게 만든 니가 다시 선미라는 이름의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지는 않을거야. 






주저리 주저리 선미에게 말을 하는 이유는 선미에게 내가 앞으로 무슨 짓을 해도 아니 내게 무슨 짓을 당해도 나는 미리 경고를 주었고, 그걸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러니 받아들여라는 압박을 주기 위함도 있었고, 나 스스로에게도 다시 한번 마음 독하게 먹고 해보자는 마음을 다잡기 위함도 있었다. 


그리고 또 23살의 젊고 아리따운 선미에게 여자 사람으로써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한 나 스스로의 족쇄이기도 했다. 




선미는 아무 말이 없었다. 머릿속에 끝없이 몰려드는 생각에 정리가 되지 않았다.


자기의 인생계획이 틀어질지 모른다.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범해질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행위 어떤 행동을 당하게 될지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냥 매를 맞고, 울부짖고, 보지가 쑤셔지던 자신이 봤던 지민이와 옆자리에 앉은 남자의 플로 끝나지 않을것이다라는 두려움.




그리고 그 두려움이 어떤 행동으로 나타날지 상상이 되지 않는 것이 더욱 무서웠다.


남친과 봤던 야동. 들었던 이야기. 그리고 함께해왔던 것은 그저 네발로 기고, 엉덩이를 맞고, 남친과 섹스를 하면서 남친이 하는 욕설에 민감히 반응했던 것. 극장에서 옆자리에 사람이 있어도 남친과 적당한 애무와 노출을 즐겼던 것과 같은 둘만의 즐거운 놀이였다.




그 수위가 조금 더 높아질 뿐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봤던 그 현장처럼 말이다.


그래서 고민은 되었지만 네 라고 대답했다. 만약 남친이 서울로 가게 되면 이미 밤마다 자신이 본 플 생각에


몸을 비비꼬는 자신을 자위를 하는 자신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서 말이다.




하지만…..지금 자신이 들은 말은 자기가 생각해왔던 것과 너무나 다른 이야기였다. 날 망가트린다? 노리개로 만든다? 그리고 그 둘의 관계가 끝날 때 다시 돌려주지는 않는다?




결국 옆 자리의 이 남자와의 결말은 정해져있다. 이별….아마도 내가 버림받겠지.


남자는 자기가 원하는 데로 날 만들고…가지고 놀고 버릴 것이고, 자기가 망가트린 내 삶은 인생은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남자가 말하는 것은 결국 이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을 나에게 하라고 한다….내 인생을 포기하고 짐승의 삶을 살아볼 결정을.


남자의 말도 틀리진 않았다. 강요당한다면 아마 나중에 받아들이지 못하겠지. 




평상시라면 이 정도의 말을 들었다면 미친새끼라면서 꺼지라고 말을 했겠지만,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또 그렇다고 다시 한번 알았다라는 말도 나오지 않는다….




나의 말 이후에 우리 둘의 대화는 끊겼고, 나는 말없이 이발소에서 출발할 때 미리 들었던 선미의 자취방으로 운전을 해나갔고, 선미는 다시 생각을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아무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한숨만을 가끔 내쉴 뿐이었다.




“다왔네.”




[네….]




“다시 결정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가?”




[……….]




“그래 그럼 지난번처럼…”




내가 말을 꺼내자, 말이 없었던 선미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아니에요…결정했어요. 시간 더 안주셔도 되요]




“어떻게 할거야?”




[첨엔 그냥 남친과 하던것보다 좀 더 센거겠지…그리고 그날의 기억도 잊혀지지 않고 해서 하겠다고 한거였는데….후우…]




선미는 말을 하면서 몸을 떨기 시작했고, 그 떨림에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자 숨을 크게 내쉬었다.




[오면서 해주셨던 이야기 듣고 내가 생각한 것과 엄청 다르겠구나 느꼈어요. 그리고 말씀하신데로 이제껏 내가 살아왔던 방식이 바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했구요]




선미의 몸떨림은 마치 겨울 얼어붙은 호숫가에 알몸으로 서있어서 추위를 느끼는 거처럼 부들부들 떨려댔다.




[그..그래서 엄…청 무서워요. 뭘 어떻게 하게될지 모르니깐요. 내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깐. 그리고 결국 그 모든 책임은 훗날 내가 져야되는거니깐…..]




“그래서?”




[그런데…..내가 본 그것보다 더 한 게 있을거라고….생각하니….뭘하게될지 몰라도 그때보다 더 큰 자극을 받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도…..후우…후우……후…우….후…..]




선미 역시 자신이 너무 떤다고 생각했는지 말을 끊고 심호홉을 몇차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몸의 떨림이 멈췄을 때 나를 보며 말했다.




[무섭고 두려움도 큰데….더 한 쾌락과 자극과 행위에 대한 기대감과 하고싶다라는 생각이 더 커요]




이미 몸 떨림은 모두 멈췄다. 나를 만난 뒤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시간이 더 많았던 선미가 고개를 들고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절 망가트려주세요. 제 인생을 송두리체 망가트리셔도 제가 감당할게요. 대신 하나만 약속해주세요. 제가 며칠 전 본 그 순간보다 더 큰 쾌락을 제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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